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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청년 창업가의 뒤늦은 후회 “공돈 창업은 폐업 지름길”

작성자 : 작성일 : 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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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청년 창업가의 뒤늦은 후회 “공돈 창업은 폐업 지름길”

정부·지자체 등 지원 통해 창업 초기비용 마련

시장조사·상품 구현 등 어려움… 조직의 문제도

혈세 창업 유혹에 시간 탕진, 시간 지나서 후회


20210315180517_bmduathf.jpg▲ 일확천금을 꿈꾸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은 정부의 지원이 현실적인 부분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창업관련 정부정책 홍보물을 유심히 보고 있는 한 청년. [ⓒ스카이데일리]
 
20210321212843_bxdmznef.jpg▲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이한솔 기자]  그동안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은 ‘한국의 애플·아마존’ 등 화려한 수식어를 앞세워 청년창업을 독려해왔다. 수많은 청년이 창업전선에 뛰어들며 정부·지자체의 움직임에 호응했다. 그러나 ‘청년 사장’의 꿈은 딱 거기까지였다. 현실은 이상과 달랐고 정부 지원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창업성공의 부푼 꿈을 키웠던 상당수 청년은 아까운 시간만 허비한 채 또 다시 취업문턱을 두드려야 했다.         
 
정부·지자체 퍼주기 유혹에 빠진 청년 창업가들, 이상과 다른 현실에 애꿎은 시간낭비만
 
그동안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창업 지원에 열을 올렸다. 올해 역시 그 기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1년 창업지원을 위해 사업화, 시설·보육, 창업교육, 행사·네트워크 등 유형별 총 31개 사업을 통해 812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년(7326억원) 대비 794억원(10.8%) 증가한 금액이다.
 
수천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정작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창업 기업 생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생존율 41.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낮은 생존율의 원인으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지원과 창업인식 등이 꼽힌다. 정부 지원을 받아 창업까진 성공하더라도 이후 상품 개발·생산, 판로개척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폐업을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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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지원한 스타트업에 입사해 1년간 일을 했다는 김상호 씨(29·남)는 “지인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스타트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합류하게 됐다. 생활필수품 관련 스타트업이었다”며 “정부 지원 이외에도 지자체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자금난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멤버를 모으고 창업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며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20대가 모였으니 시장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살만한 상품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너무 우리 아이디어만 믿었다. 상품을 만드는 것도 문제였다.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것에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결국 아이디어만 가지고 섣불리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한 꼴이었다”며 “스타트업에 종사한 시간이 1년 정도 되는데 이 시간에 취업 준비나 다른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8월 애니메이션 잡지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김필두 씨(35세·남·가명)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스마트 2030’ 지원금 1000만원을 받아 창업에 뛰어 들었다. 해당 사업은 최저 500만~최고 2000만원의 지원금이 나오며 액수는 사업계획서에 따라 조정된다.
 
김 씨는 성공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창업에 뛰어들었으나 얼마 안 가 후회에 사로잡혔다고 토로했다. 부족한 시장조사, 판로개척 어려움 등으로 현재 폐업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 분야가 매우 열악하다 보니 관련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정부 지원금은 창업 과정에서 다 써서 현재는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30대 중반에 깨닫는 높은 창업성공의 벽… “정부지원금 받아 창업한 게 가장 큰 패착”
 
창업 성공이 어려운 것을 인지하면서도 실패 이후 또 다시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도 적지 않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일반 조직문화 적응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국 재창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첫 창업에 비해서는 성공 확률이 높지만 그만큼 시간이나 자금 등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생활을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시작한 최승백 씨(32·남)는 3곳의 스타트업을 거쳐 올해 초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그는 “27살에 대학을 졸업했다. 자유로운 분위가가 좋고 진취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멤버들과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정부, 학교 지원 등을 받아 1년 정도 일을 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너무 좋았다. 학교생활의 연장선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문제였다. 체계가 잡히지 않아 멤버 간 불화가 생겼고 결국 공중분해 됐다”고 회상했다.
 
20210321144456_ivtkpvyw.jpg▲ 다수의 전문가는 창업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창업지원보다는 실패했을 때 회복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어 “첫 스타트업이 공중분해된 이후 일반 기업에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두려웠다. 다른 사람들처럼 스펙을 준비한 것도 아니었고 기업문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느꼈다”며 “결국 또 다시 스타트업에 입사했고 자금난으로 해체됐다. 이후에는 갈망이 생겼다.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 그래서 또 스타트업에 입사했지만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남들과는 다른 삶, 스타트업 성공에 대한 열망이 너무 앞선던 것 같다”며 “그 경험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금 더 빨리 현실적인 생각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IT 쇼핑몰 업계에서 창업해 4년간 회사를 운영했던 양현수 씨(34세·남·가명)는 폐업한 이후 정부의 재창업 지원금을 받아 이후 서울 혜화동 인근에서 노래방을 시작했다. 대학가 인근이다 보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양 씨는 “창업 하면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생각으로 두 번이나 창업을 했다”며 “하지만 현실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양 씨는 결국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일반 회사에 간신히 입사했다. 그는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조사 등이 필요하다”며 “초반에 내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결국 시간이 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과 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정부·지자체 등으로부터 지원 받아 창업하는 시작 자체가 잘못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을 남의 돈으로 한다고 인식할 경우 허황된 꿈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현실이 청년들이 창업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며 “창업가는 정부 지원을 받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부에 의존하기만 하면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스티브 잡스도 허름한 차고에서 처음 애플을 시작했다. 정부 지원 같은 것은 없었다”며 “창업은 지원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질과 목표를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창업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스카이데일리 이한솔기자(hs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3-22 00:05:00